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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들여다보기

색으로 숭고미를 담은 화가, 마크 로스코

by crystalpalace 2022. 11. 9.

 

나는 추상주의 화가가 아니다. 나는 그저 인간의 감정을 표현하고 싶었을 뿐이다.

마크 로스코

1903~1970

 

 

미국을 대표하는 화가가 되기까지

마크 로스코는 러시아계 유대인으로, 유럽에서 유대인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이 팽배해 지고 있을 때 이를 피해 온 가족이 미국으로 건너가게 됩니다. 이 때 로스코는 아홉 살이었습니다.  

마크 로스코는 독학으로 그림을 배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로스코는 학업에 뛰어나 예일대학교에 장학생으로 입학하였지만 명문 대학 안에 엘리트주의와 인종차별주의에 적응하지 못하고 중퇴하게 됩니다. 직장을 찾기위해 뉴욕을 방문했다가 그림을 그리는 친구 집에 들르게 되고, 그 때 운명처럼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전달할 수단으로 그림을 발견하게 됩니다. 그는 유럽 입체주의 회화들을 접하면서 작품을 만든다는 것은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라는 확신을 갖게 되었습니다.

예쁘기만 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관객으로 하여금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라는 목표 아래 자신만의 양식을 만들어갑니다.

 

로스코만의 독특한 양식, 색면 추상

다야한 시도를 거듭하던 마크 로스코는 1946년 이후 무언가를 상징하거나 연상할 수 있는 구체적인 이미지보다 추상의 본질을 탐구하려는 듯 색과 면으로만 캔버스를 채워나갑니다. 여러 색과 면을 교차해서 그린 그의 그림을 사람들은 멀티폼이라 불렀습니다. 이 후 그의 그림은 점점 더 간결해집니다. 마크 로스코라고 하면 절로 떠오르는 색채의 조합으로만 이루어진 그림이 탄생합니다. 보통 사람들의 키를 넘는 거대한 캔버스에 두 세 개의 색 덩어리들이 몽실거리며 올라가 있습니다. 색의 덩어리들이 캔버스를 꽉 채운 것이 아니라 캔버스의 가장자리는 비어 있습니다. 이는 색채의 잔상 효과를 내어 몽환적인 분위기를 더욱 극대화 합니다.

이를 마크 로스코만의 독특한 양식, 색면 추상이라 부릅니다. 그는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들이 선, 형태로 제한되지 않는 무한한 공간을 마음껏 경험하고, 그 무한한 공간을 그 누구도 아닌 자신의 감정으로 채워 넣기를 바랐던 것입니다.

 

Orange, Red, Yellow @https://www.mark-rothko.org/

 

마크 로스코는 작품 제목 또한 의미없는 숫자로 넘버링하거나 무제’로 붙였습니다. 그는 구체적인 제목을 달아 관람객들에게 작품에 대한 선입견을 주는 것이 싫었다고 합니다.

 

마음의 안정과 평화를 전달하는 그림

로스코는 자신의 작품을 감상할 때 45센티미터 정도의 거리에서 감상하기를 권유하였습니다. 가까운 거리에서 큰 색감 덩어리를 마주하고 있으면 그 색 속에 푹 빠져드는 듯한 느낌과 함께 감정이 일렁임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미국 내셔널갤러리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미술 작품을 보면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는 감상자는 답변자 중 60%에 달했고, 그 중에 70%가 마크 로스코의 작품을 보고 감정의 격함을 느꼈다고 합니다. 미술 작품을 통해 마음을 치유받고, 신성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믿었던 그는 인간의 감정을 누구보다 깊게 들여다 보고 표현하기 위해 노력해 온 화가입니다. “나는 색이나 형태 등 그런 것들의 관계엔 관심이 없다. 나는 단지 기본적인 인간의 감정들 즉 비극, 황홀, 파멸 등을 표현하는 데에만 관심을 가지고 있다.”

 

1971년 미국의 억만장자이자 미술 애호가인 존과 도미니크 드 메닐 부부는 미국 텍사스 휴스턴에 로스코 예배당을 열었습니다. 이 예배당 안에는 로스코의 작품 14점이 사방을 둘러싸고 있습니다. 로스코 예배당은 특정 신을 위한 공간이 아닌 전 세계 모든 종교를 아우르는 치유의 공간으로 마련되었습니다. 이 곳에서 각자의 신과 자신을 위해 기도하고 명상할 수 있는 공간으로 내면의 평화를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Mark Rothko chapel @https://www.mark-rothko.org/

정작 로스코는 이 공간이 완성되기 전에 심한 우울증을 견디지 못하고 스스로 세상을 떠났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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