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바라왔던 대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빛 속에서...
호아킨 소로야
Joaquin Sorolla
1863-1923
스페인의 대표적인 인상주의 화가
호아킨 소로야는 태양의 도시, 스페인 발렌시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2세의 어린 나이에 전염병으로 부모를 여읜 뒤 이모 집에서 성장했습니다. 자신과 동생을 키워준 이모부가 금속 공예가여서 어릴때부터 그림을 쉽게 접할 수 있었습니다.
열다섯 살에 발렌시아에 있는 산카를로스왕립미술아카데미를 다녔으며, 미술공부를 위해 마드리드로 거처를 옮겼습니다. 프라도 미술관에서 벨라스케스를 비롯한 많은 거장들의 그림을 모작하면서 실력을 쌓아나갔고, 다양한 작품들을 공부하면서 자신만의 화법을 구축해 나갔습니다. 그 와중에 소로야는 유명 사진 작가 안토니오 가르시아의 일을 도우며 용돈을 벌었습니다. 소로야는 이 시기 사진술에서 영향을 많이 받았으며, 가르시아의 딸 클로틸데와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
1885년 파리에서 첫 전시회를 치룬 뒤, 1888년 클로틸데와 결혼하고 발렌시아로 돌아온 그는 그 곳에서 그는 해변의 노동자, 바닷가의 풍경, 집과 정원, 미국에서 의뢰받은 대형 작품들을 그리며 유명세를 쌓아갔습니다.
1906년 파리 조르주쁘띠갤리러에서 500여점을 전시해 평단의 호평을 받았고 큰 부까지 얻게 됩니다.
미국에서 이미 성공적인 전시를 치룬바 있는 그는 1912년 부유한 후원자 아처 밀턴 헌팅턴을 통해 미국히스패닉소사이어티로부터 소사이어티 미술관에 전시할 <스페인의 모습> 연작을 의뢰받았습니다. 바스크 지방부터 안달루시아까지 스페인 지역 곳곳의 분위기를 담아내는 것으로 4미터 높이 캔버스 14개로 이루어진 작업이었습니다. 총 200미터에 달하는 이 작품은 뉴욕 히스태닉 소사이어티 미술관에 1926년에 설치되었습니다. 이 작업으로 노년의 소로야는 기력을 모두 소진하여 쇠약해졌고 결국 1920년 뇌졸중으로 쓰러진 뒤 1923년 60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나게 됩니다.
눈부신 빛을 포착하여 그린 빛의 대가
소로야는 야외에서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했습니다. 특히 눈이 부시도록 밝은 빛을 담아내는 데 탁월한 능력을 발휘합니다.
소로야의 작품 세계는 구상회화Figurative, 인상주의, 루미니즘Luminism을 아우른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그의 고향인 발렌시아의 바다를 그린 그림은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습니다.
햇빛에 반사되어 반짝이는 피부를 드러내고 뛰어 노는 아이들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합니다.
짙은 갈색 피부의 여인들은 햇볕에 그을린 자신의 팔을 쳐다 봅니다.
해변에서는 소와 말이 배를 끌어올립니다.
햇볕이 쏟아지는 해변가 그늘 아래 사람들이 모여 돛을 수선합니다.
이렇듯 고향 발렌시아의 눈부신 태양과 그 태양 빛 아래 일어나는 일상을 그림으로 담아냈습니다.
그의 그림에는 푸른 바다와 하얀 천, 환한 햇살, 여름의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새로운 영감의 원천이 된 집과 정원
소로야는 경제적 여유를 갖게 되었고 1911년 마드리드 외곽에 새로 집을 지었습니다.
집, 작업실, 정원으고 구상하고, 직접 설계에 참여하였으며 감독했습니다.
세비야와 그라나다를 둘러보며 살펴본 이슬람 정원에서 영감을 받아 정원을 설계하였는데, 총 3개의 정원으로 구성하여 각각 다르게 설계하였지만 타일 장식, 계단, 돌기둥과 벤치, 그리고 물을 활용한 요소들이 조화롭게 결합되어 있습니다.
3개의 정원에 심은 식물들도 특별한 의미를 담아 선택하고 조성하였습니다. 1911년 가족들과 마드리드로 보금자리를 옮기면서 사랑의 나무로 알려진 유럽박태기 한그루를 집앞에 심었습니다. 스페인 남부의 영향을 받아 사이프러스, 협죽도를 심었으며 생울타리를 만들기 위해 그라나다에서 구해온 은매화를 심었습니다. 또한 2정원에 설치된 수로를 따라 스탠더드 장미, 재스민, 펠라르고늄, 수국, 멕시코 오렌지 꽃 등을 테라코타 화분에 담아 조화롭게 배치하였습니다.
정성을 다해 조성한 정원에서 140여점의 정원 그림을 그려냅니다.
벽돌 하나, 식물 한포기에도 정성을 들여 가꾼 그의 집은 현재 소로야 미술관이 되었습니다. 소로야와 가족들이 쓰던 가구는 물론 마지막으로 작업하던 그림까지 남아 있어 많은 관람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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