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그림은 나의 뇌가 세상을 입체적으로 보는 방식이며,
두뇌와 눈과 기억에 얽힌 프로세스는 예술가가 개입할 수 있는 최고의 분야
줄리안 오피
1958~
21세기적 스타일의 초상화와 풍경화
얼마전, 부산 F1963에 방문했을 때 입구에서 본 줄리안 오피의 LED 영상 작품이 참 반가웠어요.
우아한듯, 경쾌한 듯 리듬감 있게 걷는 사람을 보고 있으면 단순하지만 눈길을 오래도록 사로잡습니다.
디테일을 생략하고 검은 윤곽선으로 표현된 사람들이 목적지를 향해 걸어갑니다.
혼자서 걷고, 여러명이서 걷고, 출근룩으로, 때로는 비키니를 입고, 이쪽 방향, 저쪽 방향 쉬지 않고 걸어갑니다.
줄리안 오피는 그래픽, 모자이크로 만든 초상화, 영상을 일부 적용한 그림, 부조 형식의 초상화, 알루미늄 조각, LED영상 다양한 방식으로 사람들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습니다.
“재료를 결합, 가공하는 방식이 재료나 주제 자체만큼 중요하다는 점에서
나는 예술작품을 만드는 과정을 요리에 비유하기도 합니다.”
또 다양한 시리즈로 만들어내는 초상화의 경우, 동그란 검은 점으로 눈을 단순하게 표현한 것이 특징적입니다.
눈코입이 아예 표현되지 않거나 단순히 점으로만 표현됩니다.
그의 작품은 군중속의 고독, 현대인의 익명성등을 나타내지만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는 아닙니다.
밝은 색감과 익숙한 실루엣으로 우리에게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옵니다
작가가 머물렀던 도시 시리즈 속 인물들의 다양한 패션 스타일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국제갤러리(2021), 수원시립미술관(2017), F1963(2018) 등에서 개인전을, 그리고 서울, 부산, 대구, 전남, 김포에서 영구 설치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등 매우 친숙한 작가입니다.
.
단순하고 그래픽적인, 현대 생활에 대한 간결한 관점
오피는 1958년 런던에서 태어나 옥스포드에서 자랐습니다. 그는 1982년 런던 골드스미스 대학을 졸업하고 그곳에서 개념 예술가이자 화가인 Michael Craig-Martin에게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그는 사람, 동물, 건물, 풍경과 같은 일상적이고 보편적인 주제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줄리안 오피만의 고유의 조형 언어로 표현하여 동시대인들이 쉽게 접하고 공감할 수 있는 작업을 해왔습니다.
표현 방식에 있어서 고대 초상화, 이집트의 상형문자, 일본의 목판화뿐 아니라 공공 및 교통 표지판, 각종 안내판, 공항 LED 전광판 등에서도 두루 영감받았다고 합니다.
오피의 작품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 도시에서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도쿄의 Dentsu 빌딩(2002), 뉴욕의 시청 공원(2004), 일본의 Mori 빌딩, Omotesando Hills(2006), 프라하의 블타바 강(2007), 미국 피닉스 미술관(2007), 아일랜드 더블린 시티 갤러리(2008), 한국 서울 스퀘어(2009), 런던 리젠트 플레이스(2011), 캐나다 캘거리(2012), 취리히와 런던의 카나비 스트리트 등 전 세계 도시에서 많은 공공 프로젝트를 선보였습니다.
소장 가능한 유명 작가의 작품
다양한 매체로 작품활동을 하는 작가이기 때문에 작품 구매의 문턱이 낮은 편입니다.
재작년 제주아트페어에서 직접 본 타원형 액자의 종이 커팅 작품입니다.
타원형의 프레임에 볼록한 폴리카보네이트 전면, 레이저 커팅한 검은색 종이로 표현한 실루엣
어디에 걸어도 잘 어울릴 법한 꽤 매력적이고 갖고 싶은 작품이었습니다.
가격도 눈 딱 감고 살 법한 가격이라 한참을 고민했던 것이 생각나네요
이 시리즈로 꽤 많은 버전이 있는데 디테일의 차이가 매우 커서 마음에 쏙 드는 인물을 본다면 다음 번엔 지갑 열기를 참기 힘들 것 같습니다.
줄리안 오피의 대표적인 작품은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들이죠.
이를 렌티큘러 프린트 방식으로 제작하여 보는 각도에 따라 그림 속 인물들의 동작이 바뀌는 그림 액자입니다.
크기 : 14.9 x 9.4 cm (카드 사이즈)/ 프레임 크기 : 18 x 23.9 cm (프레임 안쪽 너비 0.7 cm) 정도에 12만원 정도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예술가 들여다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불꽃같이 살다 가다, 장 미셸 바스키아 (0) | 2023.02.05 |
---|---|
예술을 위한 예술, 제임스 애벗 맥닐 휘슬러 (0) | 2023.02.02 |
나는 보이는 것이 아니라 본 것을 그린다, 에드바르 뭉크 (0) | 2023.01.28 |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 유영국 (0) | 2023.01.25 |
한국의 아름다움을 추상으로 표현한 김환기 (0) | 2023.01.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