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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가 들여다보기

한국의 아름다움을 추상으로 표현한 김환기

by crystalpalace 2023. 1. 23.
미술가는 아름다운 것을 만들어내기 전에 아름다운 것을 알아내야 한다.
아름다운 것에 무감각한 미술가가 있을까
미술가는 눈으로 산다
우리들은 눈을 가졌으되 만물을 정확히 보고 있는 것일까?
옥석을 분별 못한다는 말이 있다.
돌 틈에서 옥을 발견해낸다는 것은 하나의 창조의 일이다.

김환기
1913-1974

 

 

 

“한국적 추상”을 탄생시킨 화가

 


영국의 한 미술사학자가 ‘김환기는 아마도 한국의 가장 유명한 20세기 화가’라고 칭송한 바 있습니다. 김환기는 한국 회화의 전통을 계승하면 현대풍의 서양 회화- 반추상, 추상, 점 추상회화-
에서 독보적인 작업을 한 것을 해석됩니다. 1930년대 일본 유학 시절 그린 그의 추상화는 서양의 그것을 따라하거나, 일본인 교수로부터 배운 것이었습니다. 일본의 추상에서 뿌리가 없음을 깨달은 그는 한국적인 미에서 해답을 찾고자 많은 시도와 노력을 기울입니다. 평론가들은 1950년대가 되어서야 비로소 김환기만의 그림이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김환기는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국제적인 것이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의 취미는 골동 수집이었는데 옛 그림, 목공예, 이조 백자, 돌조각 등의 아름다움을 즐겼습니다. <무량수전배흘림 기둥에 기대 서서>로 잘 알려진 최순우와도 깊은 관계를 유지하였는데 최순우는 김환기가 한국적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즐기는 안목이 대단했다고 자주 언급하였습니다.

“동양미를 꿰뚫어보는 그의 안목도 매우 높아서 그가 좋아하는 동양 그림과 글씨도 그 테두리와 차원이 분명했고 또 이조의 목공이나 백자의 참맛을 아는 귀한 눈의 소유자였다. 그가 평범한 돌 한쪽이나 나무토막 하나를 어느 자리에 자리 잡아 놓아도 그대로 그것은 멋일 수 있었고 또 새로운 아름다움의 창조였으며 그의 껑청거림이나 음정이 약간 높은 웃음소리나 말소리의 억양도 멋의 소산이라고 할 만큼 그는 한국의 멋으로만 투철하게 육십 평생을 살아나간 사람이다.”

한국 전통 공예 예술의 소박함, 자연스러운 선 등은 그의 그림 속에서 자주 발견됩니다. 그의 그림에서 가장빈번히 등장한 모티프가 백자항아리, 달, 산, 매화, 사슴, 학, 새, 여인 등이었습니다. 이러한 모티프가 등장하는 그림은 50년대 초 프랑스로 떠나기 전까지 꾸준히 등장합니다.


나는 조형과 미와 민족을 우리 도자기에서 배웠다
지금도 내 교과서는
바로 우리 도자기일지도 모른다

Jar and Flowers 백자와 꽃 1949 Oil on canvas 41 x 61cm

 

 

 

Jar 항아리 1958 Oil on canvas 50 x 61cm


59년 귀국한 김환기는 홍익대 교수, 미술협회, 예총 등으로 국내 미술 환경에 일조함과 동시에 귀국 이후 매년 개인전을 가질 정도로 왕성하게 창작 활동을 이어나갑니다. 이후 김환기는 뉴욕으로 진출합니다.
63년 상파울로 비엔날레 한국 대표로 참석하였다가 그 길로 뉴욕으로 향합니다. 뉴욕에 도착 한 후 65년이되어서야 본격적으로 유화작업에 들어가는데 그 전까지 지속되었던 구체적인 모티프가 사라지고 점과 선에의한 컴포지션이 화면을 채우게 됩니다. 또 한가지 큰 변화라면 파리, 서울에서 작업한 작품들은 한결같이 두터운 색 층을 형성하고 있었는데 뉴욕의작업에서는 엷게 칠한 색조의 투명함으로 변하였습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점점 엷어지고 얇게 번져나가는효과를 주어 바탕까지 투명하게 드러나는 로우(raw) 캔버스의 사용으로 마치 수묵화를 보는 듯합니다.

새벽 Dawn #3 1964-64 Oil on Canvas 178x110cm

“동양 사람의 체질은 역시 모필이 맞고 거기서 미묘감이 오는 것 같애”

점 하나에 그리움, 점 하나에 고뇌.


1970년대, 김환기는 ‘점묘 추상’에서는 우수(멜랑꼴리)가 느껴집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제목에서 예술가의 철학적 고뇌를 느낄 수 있습니다.

Untitled 03-II-72 #220 1972 Oil on Cotton 254 x 201 cm


조국의 자연, 가족과 친구, 제자들을 생각하며 하나 하나 찍어 내려간 점, 김환기는 ‘점묘 추상’에서는 우수(멜랑꼴리)가 느껴집니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는제목에서 예술가의 철학적 고뇌를 느낄 수 있습니다.

Where, in what Form, Shall We Meet Again 16-IV-70 #166 1970 Oil on Cotton 232x172cm



“내가 그리는 선, 하늘 끝에 더 갔을까, 내가 찍은 점, 저 총총히 빛나는 별만큼이나 했을까. 눈을 감으면 환히보이는 무지개보다 더 환해지는 우리 강산…”
하나 하나 의미를 되새기며 찍어 내려간 점에서 그리움, 우수가 느껴집니다.

이 많은 점을 어떻게 다 찍어냈을까
인간의 인내심의 끝은 어디일까

점 하나에도 여러번의 터치로 깊이감을 더해
보는 순간 경이로움이 느껴집니다


70년 <한국미술대상>전에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가 대상으로 수상함과 동시에 뉴욕 포인덱스터 회랑에서 잇따른 개인전으로 그에 대한 진정한 평가가 이루어졌습니다.

최근 2019년 홍콩 크리스티에서 <우주>라는 작품이 한국 화가의 그림 중 최고가를 갱신하며 132억에 낙찰되어 큰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2018년 홍콩 크리스티에서 김환기의 작품이 85억원으로 한국 작가 역대 최고가를 이룬바 있기 때문에 “김환기 작품을 이길 수 있는 건 김환기 작품뿐이다”라고 감탄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universe 05-IV-71 #200 1971 Oil on Cotton 254x254c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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