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동은 향을 맡아보기 전에
인스타에서 본 묵직하고 고풍스러우며 중후하고 일관된 분위기가 좋아 관심을 가지게 된 브랜드다
트루동(Trudon)
트루동은 루이 14세 시대인 1643년부터 캔들을 만들기 시작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캔들메이커로 여전히 그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 궁정과 교회에서 사용하는 캔들을 만들어 왔으며 17세기~18세기에는 프랑스 왕국에서 가장 큰 왁스 생산 공장이었다고 한다.
1643년 클라우드 트루동(Claude Trudon)은 파리의 Saint Honoré 거리에 상점을 열고 당시 파리에서 인기였던 향신료와 캔들을 팔고 있었고, 한편 1702년 Michel Brice Péan de Saint Gilles는 파리 남부의 안토니 마을에서 왁스를 이용한 양초 제조업체를 설립하였다.
1737년, 트루동의 자손 제롬 트루동은 안토니의 Royal Wax Manufacture을 인수하였으며, 완벽하게 하얀 비즈왁스 캔들을 만드는 제조 기술을 혁신적으로 개발하였다.
그래서 트루동의 엠블럼 역시 벌집, 그리고 안토니의 제조회사에서 발견한 부조에서 영감을 받았다. 회사의 모토 역시 이 부조에서 발견된 DEO REGIQUE LAVORANT로 삼고 있다.
“DEO REGIQUE LABORANT”
그들은 신과 왕을 위해 일한다
(여기서 '그들'은 '벌'이라고 한다)
1889년, 트루동 브랜드의 비즈왁스는 파리 세계 박람회(World Exposition)에서 혁신성을 인정받아 금메달을 수여받기도 했다.
캔들의 이러한 명성을 이어, 2017년에는 5가지 향의 향수가 출시되었다.
이쯤되면 하나쯤 소장하고픈 브랜드라 할 수 있지 않을까.
트루동의 향수는 미니멀한 병 디자인으로 트루동 브랜드를 구입하는 재미가 좀 반감되는 기분이었다.
룸 스프레이가 용량이 커 면세점에서 구입할 때 좀 걱정이 되긴 했지만
노즐까지 달린 클래식한 매력을 지나칠 수 없었다.
(게다가 룸 스프레이는 면세 구입에서 향수 용량에서 제외된다.)
면세점 인도장에서 인도받은 박스는 과연 크고 묵직했다.
용량은 375ml
패키지 안에는 앤틱 노즐과 일반 노즐 2종이 준비되어 있다.
이 앤틱 노즐이 향을 뿌리는 재미를 극대화시킨다. 아니, 향을 뿌리기도 전에 시선부터 즐겁다.
트루동 룸스프레이의 앤티크한 매력이 듬뿍 담긴 병은 이탈리아 투스카니에서 하나 하나 핸드메이드로 제작되었다고 한다
스펀지로 딱 맞게 안전하게 보관되어 있어 비행기 수화물로 부쳐도 안심이 되었다.
내가 골라본 향은 아브 델 카데르 Abd el Kader
바닐라를 베이스로 스피아민트, 레몬, 애플, 생강, 클로브 등을 헤드 노트로 사용하고 있다.
스트레스가 막 올라갈때 한번씩 칙칙 눌러주면 시원한 숲의 향, 상큼한 바질과 레몬의 향이 퍼지면서 순식간에 기분 전환이 된다. 다만 확산력, 지속력은 거의 없다고 봐야해서 넓은 방을 향기롭게 채운다라기 보다 잠깐 이 공간에서 내 코를 즐겁게 한다 라는 용도로 쓰면 좋을 거 같다.
내용물을 다 써도 아쉬운 마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오브제로서 딱 마음에 드는 패키지라 보면 볼수록 만족스러운 소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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