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 자신을 위해 현실을 번역하고 매일 우리를 폭격하는 이미지의 홍수에
일종의 평행 세계를 추출합니다."
팀 아이텔 Tim Eitel 1971~
그림에 담긴 인간에 대한 질문
독일의 대표적인 현대 작가 팀 아이텔은 1993년~1994년 독일 레온베르크 슈투트가르트 대학교에서 문학과 철학을 공부했습니다. 이를 통해 작가는 인간 존재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철학 공부는 작품 주제에도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리고 그 후, 1997년 라이프치히 시각예술학교에서 아르노 링크Arno Rink에서 그림을 배우고 석사학위를 받았습니다.
그의 작품은 주로 예술사의 단편들과 일상 생활에서 현대 인간의 경험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조명하고 있습니다. “회화는 항상 인위적이고 연출된 것입니다. 직선적 사실주의 같은 것은 없습니다.”라고 작가는 말했습니다. 아이텔은 회화 작품에서 중요한 것은 “예술에 대한 관전”이라 여기고, 그것을 작품에 녹여내기 위해 기본적인 원근법, 분석적인 구도 등 전통적인 기술 습득을 기본으로 여겼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더 복잡하고 고차원적인 표현, 인간 내면의 복잡함을 담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신 라이프치히 스쿨을 잇다
1990년대 이후 독일 라이프치히를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화가들을 신라이프치히 화파(NLS New Leipzig School)이라고 부릅니다. 신 라이프치히 스쿨은 전통적인 라이프치히 미술의 맥을 이어 나타난 새로운 세대의 화가들의 그룹을 지칭하는데, 팀 아이텔(Tim Eitel), 네오 라우흐(Neo Rauch)등이 이 그룹에 속해 있습니다.
NLS는 1970년대 옛 동독의 사회주의 리얼리즘을 계승하며 회화의 부할을 선도했던 미술집단인 라이프치히 화파의 구상성에 추상성과 모더니티를 더한 회화를 추구합니다. NLS의 대표적인 화가 라우흐는 “신라이프치히는 색과 구성 등 기본에 충실한 수준높은 회화”라고 설명하였습니다.
설치미술, 미디어 아트가 세계 미술계의 주류로 평가받고 있을 때 회화의 본질인 묘사와 구상의 중요성을 최우선에 두고 작업합니다.
공공 공간에 고립된 사람들을 통해 마주하는 보편적 외로움
팀 아이텔은 현대 생활과 예술사에 대한 관찰에서 영감을 얻은 비유적인 그림으로 색상, 기술 및 형태에 대한 깊은 연구로 언뜻보면 사진인 듯 사실적인 그림들 그립니다.
도시 공간을 촬영한 사진을 재구성하여 불필요한 요소들을 지워나가며 더 이상 지울 것이 없는 상태로 단순화시킵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실적이면서도 현실과 동떨어진 작품을 만들어냅니다.
자로 잰듯한 직선의 차가워 보이는, 어디에서나 볼 수 있을 것 같은 모호한 배경 속에서 얼굴이 드러나지 않는 사람이 등장합니다. 작가는 이를 통해 작품 속 인물이 그림을 보고있는 ‘나’ 또는 누군가의 이야기일수도 있다는 보편적 상황을 만듭니다. 그림을 보고 있으면 단순하게 표현 된 그 공간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몰입감이 듭니다.
또는 쇼핑센터 카트, 흐트러진 매트리스나 쌓여진 옷더미 같은 일상생활에 흔히 존재하지만 눈에 잘 띄지 않는 것들을 찾아내고 마치 시간이 정지된 장면처럼 새롭게 구성합니다.
이러한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객에 따라 다양한 해석으로 그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오늘날 인간의 삶, 삶과 죽음, 외면과 단절, 현실에서 사라져가는 인간성 등 우리의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그의 그림을 통해 세대와 인종을 넘어 공감대를 형성합니다.
2020년 대구와 서울에서 개인전을 통해 한국 관객들과 만났으며, 우리나라 유명 출판사의 책 여러권의 표지에도 사용되었습니다.
신형철의 <느낌의 공동체>, 황현산의 <밤이 선생이다>, 이케다 준의 <무뚝뚝해도 괜찮습니다>이며 난다 출판사의 황현산 작가 책 표지에는 팀 아이텔의 그림이 연이어 쓰였다고 합니다.
'예술가 들여다보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생의 즐거움을 경쾌하게 보여주는 라울 뒤피 (0) | 2022.11.21 |
---|---|
초상화의 유행을 이끈 뉴욕적인 화가, 알렉스 카츠 (0) | 2022.11.20 |
자기 확신으로 넘쳐흐르는 관능미, 천경자 (0) | 2022.11.18 |
패션의 화가, 제임스 티소 (0) | 2022.11.17 |
화가의 모델에서 화가로, 수잔 발라동 (0) | 2022.11.16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