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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서 삽니다

제주에선 서점대신 책방, 제주 한경면의 따뜻한 책방 소리소문

by crystalpalace 2023. 1. 4.

제주에서 살면서 몇 안되는 아쉬운 점 중 하나는 대형 서점이 없다는 것.

(교보문고 광화문점에 처음 가본 6세 딸래미는 놀이동산처럼 신나 팔짝 팔짝 뛰어다녔....)

 

책은 주로 알라딘 온라인서점으로 구매하고 있으나 실물 책을 만져 보고 열어보고 고르고 싶은 욕구는 언제나 있습니다.

제주에는 독립 서점이 많기도 하지만 너무 작거나, 보유하고 있는 책이 편중되어 있거나,  카페가 우선이고 일부 공간만을 서점으로 할애하고 있거나.. 책을 만져보고 고를 수 있는 기쁨을 충분히 흡족하게 충족시켜줄 만한 곳은 없어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저지 예술인마을에 새로 생긴 유동룡 미술관이 2022년 12월 31일까지 제주 도민 무료 입장이라는 소식을 듣고 마지막날 찾아갔다가 주차장까지 들어가지도 못하고 양쪽 길을 가득 채운 차량에 통행도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미술관에 가기를 포기하고 근처 5분 거리에 있던 책방 소리소문에 들렀는데, 이렇게 만족스러울수가!!

옛 집을 고쳐 만든 서점은 꽤 넓은 실내 공간을 예쁘게 꾸며 놓았습니다. 게다가 인심좋게 마련된 앉을 수 있는 공간은 왠만한 카페보다 편해보였고 뚜벅이 여행자에게 특히나 더 반가울 것 같습니다. 

 

선물 같은 공간에서 2022년의 마지막날 흐리고 바람 쌩쌩 부는 겨울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었습니다. 

 

 

 

블라인드 북 코너

 

책방 소리소문의 시그니처 공간이죠

키워드로만 표시되어 있고 어떤 책인지 알 수 없습니다. 키워드를 보고 대상에 맞게 골라 선물하기 참 좋겠다 싶은 코너였습니다. 가장 '사진발'이 잘 받는 예쁜 공간이기도 하구요.

 

 

그림책 코너

한쪽 벽면을 그림책 코너로 할애하고 있는데 꽤 많은 그림책을 보유하고 있어 고르는 재미가 있었습니다. 

비닐로 싸놓은 책 하나 없이 모두 오픈되어 있어서 좋았고, 조심 조심 펴보면서 글과 그림체를 확인하며  읽고 싶은 책을 고르는 참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필사 & 휴게 코너

작은 책방이지만 이렇게 훌륭한 서비스 면적도 할애하고 있습니다. 

책을 필사할 수 있는 노트가 있는데 각기 다른 서체로 적힌 노트는 적는 사람에게도 책방 주인에게도 큰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귤밭을 향해 낸 창가에 앉아 골라온 책을 읽을 수도 있는데, '눈치'받을 일 없을 듯한 공간이라 한참이고 머물고 싶을 것 같습니다. 

 

 

 

 

파리의 유명한 서점 셰익스피어 앤 컴퍼니의 에코백도 보여 반가운 마음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의 취향 저격인 소품들과 책을 소개하는 손메모 등이 공간을 구석 구석 채우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책방에 억지로 따라온 남자들을 위한 책" 코너, "제주 에디션" 코너 등 재미있는 코너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한 해의 마지막 날, 약 한 시간 머무르는 동안 주변에 유명한 관광지 하나 없는 작은 책방에 끊임없이 사람들이 들락 날락거렸습니다. 여행지에서 사온 책은 몇 년이 지나도 각별하게 기억되는데, 멀리 찾아와 책 한권 사가는 사람들의 설레는 마음. 따뜻한 공간에서 느껴지는 주인의 정성이 고스란히 전달되어 골라온 책들도 더욱 재미있게 느껴졌습니다. 

 

 

 


인스타 @sorisomoonbooks

 

한경면 저지동길 8-31

11:30~18:00

(화, 수 휴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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